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에서 두 차례 지연됐으며 지금 이순간에도 시계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규제의 판을 바꿀 클래리티 법안이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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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법이 중요할까?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의회 역사상 한 원을 통과한 암호화폐 관련 법안 중 가장 포괄적인 것입니다. 2025년 7월 17일 하원에서 294 대 134의 표결로 통과했습니다.
이 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에는 암호화폐를 규율하는 명확한 법률이 없었습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클래리티 법안은 그 공백을 처음으로 법으로 채우려는 시도입니다.
왜 이렇게 혼란스러웠을까?
지난 10여 년간 미국은 암호화폐를 법률이 아닌 소송으로 규제해왔습니다. 정부 기관인 SEC(증권거래위원회)가 어떤 암호화폐 기업을 규제하고 싶으면 그냥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이 토큰은 1930년대에 만들어진 증권법에 따라 증권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업들이 SEC에 명확한 규칙을 요청하면 SEC는 등록하세요라고만 답했습니다. 문제는 디지털 자산을 위한 등록 절차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 기업들은 자신의 토큰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 거래소들은 어느 규제 기관의 관할인지 몰랐습니다.
- 기관 투자자들은 규칙이 소송 결과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시장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신호등도 없고 교통법규도 없는 교차로에서 경찰이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벌금을 메기는 상황이었습니다.
클래리티 법안은 이 교차로에 신호등을 세우겠다는 법입니다.
법안의 핵심 내용 6가지
1. 디지털 자산을 세 종류로 나눈다.
- 증권: 주식처럼 취급됩니다. SEC가 관리합니다.
- 디지털 상품: 원유나 금처럼 취급됩니다. 블로겣인의 가치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자산입니다. CFTC(상품 선물거래위원회)가 관리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달러 등에 가치를 연동한 코인입니다. SEC와 CFTC가 공동으로 관리합니다.
2. CFTC에 큰 권한을 준다.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된 암호화폐의 현물 시장 전체를 CFTC가 독점적으로 감독합니다. 지금까지 CFTC는 사기, 시제조작 방지 권한만 있었는데 이 법으로 거래소, 중개인, 딜러 전체를 포괄하는 정식 감독 기관이 됩니다.
3. 임시 등록 제도를 만든다.
법 시행 초기 180일 동안 기업들이 임시로 등록하고 영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임시 등록 기간 중에는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CFTC가 정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임시 등록 제도는 4년 후 종료됩니다.
4. DeFI(탈중앙화 금융)을 보호한다
코드를 작성하거나 노드를 운영하거나 거래를 검증하는 행위처럼 고객 돈을 직접 관리하지 않는 활동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개발자와 개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옥죄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단 DeFi 프로토콜에 개입하는 중앙화된 중개자는 보안과 리스크 관리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5. 새로운 자금 조달 경로를 만든다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자금을 모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공시 제도를 신설합니다. 기존 주식 시장의 증권 등록 절차는 전통적 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너무 무겁습니다. 이 법은 디지털 자산에 맞는 별도의 경로를 만들어 줍니다.
6. 정부 디지털 화폐(CBDC)를 금지한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개인에게 직접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 조항은 법안의 또 다른 이름인 반CBDC 감시 국가방지법의 핵심입니다.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통해 개인의 금융 거래를 감시할 수 있다는 공화당의 우려에서 비롯됐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
하원은 2025년 7월 통과시켰지만 상원은 두 차례 심의를 연기했습니다.
이유는 구조적입니다. 상원에서는 두 개의 위원회가 각각 다른 버전을 심의하고 있습니다.
- 상원 금융위원회: SEC 관련 조항(증권, 스테이블코인, 투자자 보호)을 담당합니다.
- 상원 농업위원회: CFTC 관련 조항(디지털 상품 시장, 거래소 등록, 파생상품)을 담당합니다.
두 위원회가 각각 심의를 마쳐야 합니다. ㄱ런 다음 두 버전을 합칩니다. 그리고 그 합본을 하원 버전과 또 한 번 맞춰야 합니다. 이 조율 과정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농업위원회는 2026년 1월 21일 디지털 상품 중개자법이라는 이름의 업데이트된 법안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1월 29일 심의가 예정됐으나 금융위원회는 1월 15일 심의를 내부 이견으로 취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스테이블코인 이자 논쟁
상원을 가장 크게 흔들고 있는 문제는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줄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은행 업계 주장: 암호화폐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를 주면 사람들이 은행 예금을 빼서 거기로 옮길 것입니다.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난다.
크립토 업계 주장: 소비자 입장에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더 유리하다. 소비자 선택권을 왜 막나
2026년 3월 23일 주간 Thom Tillis 상원의원(공화, 노스캐롤라이나)과 Angela Alsobrooks 상원의원(민주, 메릴랜드)이 2개월 이상의 논의 끝에 타협안을 마련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이렇습니다.
스테이블코인에 직접적인 이자와 수익을 지급하는 것은 금지한다. 단, 스테이블코인 관련 활동에 대한 다름 형태의 보상이나 인센티브는 허용한다.
이 타협안은 아직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업계의 반응이 엇갈립니다. 코인베이스 등 이룹 거래소는 여전히 은행 편에 너무 치우쳤다고 반발합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더 지체하면 법 자체가 죽는다면 이 안으러 진행하자고 주장합니다.
SEC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 암호화폐 새로운 기회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선택이 아니고 함께 갑니다
남은 걸림돌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 외에두 두 가지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 관리의 이해충돌: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현직 정부 관리와 그 가족이 암호화폐 투자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막는 조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크립토 사업을 직접 겨냥한 요구입니다.
DeFi 처리 방식: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규제할지에 대해 기술적으로 복잡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원 농업위원회 초안은 아직 이 부분을 열린 채로 남겨뒀습니다.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 주 증권 감독기관협회인 NASAA는 이 법이 주 정부의 사기 단속 권한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현재 형태로는 지지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5월 마지노선과 중간선거
사실상의 마감은 2026년 5월입니다.
5월 이전에 상원 금융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11월 중간선거 전에 법이 되기가 극히 어려워집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 위원회를 통과한 뒤 상원 본회의 심의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 여름이 다가올수록 본회의 심의 시간이 줄어듭니다.
- 8월부터는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갑니다.
- 8월부터 선거 캠페인이 본격화되면 상원 일정은 사실상 마무리됩니다.
핵심 의원들은 4월 하반기에 위원회 심의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타협안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또 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낙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리플 CEO는 통과 가능성을 80~90%로 봤고 예측시장에서는 2026년 최종 서명 가능성을 72%로 책정했습니다. JP 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연중 통과를 기관 투자자 확대와 토큰화 상장의 핵심 촉매로 꼽았습니다.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나
미국이 법안을 다듬는 동안,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여름 디지털 유로 표준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핀테크, 결제 서비스 업체들과 파일럿 워크스트림을 진행 중이며 기존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에 디지털 유로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CBDC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과 정반대 행보입니다.
베트남: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 제도를 곧 시행할 예정입니다. 1차 라이선스 대상으로 5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그중 3곳은 베트남 시중은행 계열사입니다. 베트남은 이 조치로 PATF 자금세탁방지 취약국 목록(그레이 리스트)에서 벗어나는 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캐나다: 두 나라 모두 암호화폐를 정치 후원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Rycroft Review는 암호화폐를 통한 외국 세력의 정치 자금 개입 가능성을 주요 위험 요소로 지목했습니다.
결론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규칙을 세우려는 시도입니다. 지난 10여 년간의 소송과 불확실성을 법률로 대체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원은 통과했습니다. 백악관도 지지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에서 타협안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상원에서 두 위원회의 심의를 마치고 두 버전을 합치고 하원 버전과 조율하는 복잡한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5월까지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올해 법제화는 어려워집니다. 지연이 계속될수록 기회의 창은 좁아집니다.
미국이 이 법을 통과시키느냐 마느냐는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최대금융 시장이 암호화폐를 어떻게 규율하느냐는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