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장 기업과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채택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채택 이유
전통적으로 기업의 재무 담당자는 여유 자금을 은행 예금이나 단기 국채처럼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자산에 보관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화폐 발행량 증가로 인해, 현금성 자산이 시간이 지날수록 실질 구매력을 잃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아래, 기업과 정부가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채택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갈래의 이유가 존재합니다.
1) 화폐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현금 자체가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를 보는 자산이라는 인식입니다. 단기 국채에서 연 4%의 이자를 받더라도 물가상승률이 5%라면, 명목상 이자를 받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구매력을 잃는 셈입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되어 있고 약 4년마다 반감기를 거치며 신규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임의로 공급을 늘릴 수 없는 ‘디지털 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국채 대비 낮은 실질 수익률 문제
정부 국채는 명목 수익률은 제공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가까운 환경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재무 준비금을 국채로만 유지하는 것이 충분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재무 담당자들은 국채의 대안으로, 비상관성이 높고 성장 잠재력을 지닌 비트코인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3) 자사주 매입·연구개발 대비 높은 자본 효율성 기대
이미 성장이 정체된 기업의 경우, 잉여 자금을 신규 사업이나 연구개발에 투입해도 낮은 수익률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기업은 자사주 매입이나 추가 설비 투자보다, 비트코인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현금을 소진해 주당순이익을 높이는 방식이지만, 비트코인 보유는 자산을 재무제표에 남긴 채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4) 배당보다 세금 효율적인 주주가치 제고 수단
배당금을 지급하면 주주는 즉시 과세 대상 소득이 발생합니다. 반면 기업이 비트코인을 보유해 주가가 상승하면, 주주는 주식을 매도하기 전까지 별도의 세금 없이 미실현 자본 이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금 구조상의 차이도 일부 기업이 배당 대신 비트코인 축적을 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됩니다.
5) 신용시장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
일반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현물이나 상장지수펀드(ETF)로 직접 매수할 수 있지만, 상장기업처럼 전환사채 등 신용시장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추가 매입에 나서는 방식은 개인이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신용 접근성 덕분에 일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주가가 보유 자산 가치보다 높은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6) 특정 투자자층과 인재 유치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은, 직접 지갑을 관리하지 않고도 규제된 형태로 비트코인에 간접 노출되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아울러 기술·금융 업종에서는 비트코인 보유가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해, 투자자뿐 아니라 관련 인재를 끌어들이는 효과도 거론됩니다. 유틸리티나 소비재처럼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낮은 업종의 기업들이 비트코인 트레저리를 통해 시장의 주목을 얻으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7) 회계 기준 변화로 낮아진 보유 부담
과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을 즉시 반영해야 했지만 가격이 회복되어도 이를 장부에 다시 반영할 수 없는 비대칭적 회계 구조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문제가 새로운 회계 기준으로 개선되면서, 보유 부담이 줄어든 점도 채택을 늘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회계 기준에서는 여전히 손실은 즉시, 이익은 매도 시점에만 인식하는 비대칭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함께 존재해, 완전히 해소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8) 규제 및 정책 환경의 우호적 전환
디지털 자산 보관에 관한 엄격한 회계 지침이 철회되고,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자산으로 다루려는 정책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규제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완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기관 투자자와 상장기업이 비트코인 보유를 검토하는 데 있어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삼는 이유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과는 다른 층위의 동기가 작용합니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인플레이션 방어 논리를 국가 재정에 적용한 것으로, 지속적인 화폐 발행에 따른 자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목적입니다. 둘째는 지정학적 자산 다각화로, 특정 국가의 통화나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어느 한 국가도 임의로 통제할 수 없는 중립적 자산을 준비금에 포함시키려는 전략입니다. 셋째는 디지털 주권 확보로, 중개기관 없이 국경을 넘어 자산을 이전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특성이 기존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마지막으로, 상당수 국가의 비트코인 보유는 처음부터 의도적인 매입이 아니라 범죄 수사 과정에서 압류한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비트코인 매입 방식
기업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보유 현금을 직접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가장 단순하지만 매입 규모가 회사가 벌어들이는 현금 흐름에 제한됩니다.
둘째, 낮은 금리의 전환사채 등 부채를 발행해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방식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조달 비용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이루어지며, 가격이 장기간 하락할 경우 재무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신주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하는 증자 방식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회계 기준의 변화가 만든 전환점
2025년 이전까지 미국 회계 기준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을 즉시 장부에 반영해야 했지만, 가격이 회복되어도 이를 다시 반영할 수 없는 비대칭적인 구조였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비트코인 보유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발표한 새로운 기준이 2024년 12월 15일 이후 시작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되면서, 기업들은 매 보고 시점의 시장 가격을 그대로 반영해 비트코인 보유 가치를 공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이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적합할까요
모든 기업이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에서 동일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증권사 리서치에 따르면, 연 매출 성장률이 5%를 밑도는 저성장 기업, 부채 비율이 낮은 기업, 그리고 1억 달러 이상의 여유 현금을 보유한 기업이 비트코인 채택의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성장 동력이 정체된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 유휴 현금을 비트코인에 배분하는 편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대표적인 기업 및 정부 사례
기업 사례
-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처음 시도한 기업은 소프트웨어 회사였던 Strategy입니다.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시작해 2026년 초 기준 76만 BTC 이상을 보유하며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이 회사의 주가는 같은 기간 여러 주요 지수의 수익률을 웃돌았습니다.
- Tesla – 2021년 비트코인을 매입했으며, 이후 보유 규모를 일부 축소해 2026년 기준 약 1만 BT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Block(옛 Square) – 캐시앱의 비트코인 서비스 및 채굴 관련 사업과 연계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Metaplanet – 일본의 호텔 관리 기업에서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로, 2026년 초 기준 3만 5천 BTC 이상을 보유해 아시아 최대 기업 보유자로 꼽힙니다.
- MARA Holdings 등 채굴 기업 – 직접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GameStop, Trump Media, SolarBank, Upexi 등 – 최근 새롭게 비트코인 또는 다른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전략에 합류한 기업들입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일부 대형 기술 기업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 준비자산 도입 제안이 부결되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가격 변동성과 안정적인 재무 운용의 필요성을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 사례
정부 차원에서도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 기관의 2026년 기준 추정치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국 – 약 19만 8천 BTC를 보유해 최대 국가 보유자로 꼽히며, 실크로드·Bitfinex 해킹 사건 등 법 집행 과정에서 압류한 자산이 중심입니다. 2025년 3월 행정명령을 통해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체계를 공식화했습니다.
- 영국 – 약 6만 1천 BTC를 2018년 젠 웬과 젠 지민으로부터 법 집행 압류를 통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 부탄 왕립 정부(드록 홀딩스) – 재생에너지 기반의 국가 주도 채굴을 통해 약 1만 2천 BTC를 축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특한 사례입니다.
- 엘살바도르 – 약 7.2K BTC를 정부가 직접 시장에서 매입했으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처럼 2026년 현재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보유는 대부분 압류 자산 관리에서 출발했지만,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처럼 향후 예산 중립적 방식의 추가 매입 가능성을 열어둔 사례, 부탄과 엘살바도르처럼 채굴이나 직접 매입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축적 전략을 취하는 사례로 점차 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중국 – 약 19만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PlusToken 폰지사기 사건 압류 자산이 주된 원천으로, 공식적으로는 수동적 보유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 2021년 4월 우크라이나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무원 70만 명 이상이 비트코인 보유를 신고했으며, 일부 공무원은 최대 18,000 BTC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무원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총 46,351 BTC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무원의 비트코인 보유는 엄밀히 말하면 정부 소유는 아니지만, 공무원들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례적이고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 UAE 로얄 그룹(시타델 마이닝) – 약 7K BTC 보유
- 러시아 정부 – 약 1K BTC 보유
정치적 배경과 규제 환경의 변화
최근의 기업 비트코인 채택 확산은 규제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보관에 관한 기존의 엄격한 회계 지침을 철회하고, 미국 행정부가 국가 차원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구상을 공식화하는 등 정책적 우호 신호가 이어지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한층 용이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입이 정책적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도 일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의 위험 요인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위험이 함께 존재합니다.
- 가격 변동성 – 짧은 기간에도 큰 폭의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재무제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레버리지 위험 – 부채로 비트코인을 매입한 기업은 가격이 장기간 하락할 경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 유동성 위기 가능성 – 한 금융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특정 수준 아래로 하락할 경우 상당수 기업의 보유분이 매입가보다 낮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 주주 반발 – 자금을 본업이 아닌 디지털 자산에 배분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합니다.
국가 차원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흐름은 기업을 넘어 정부 차원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원유나 금을 비축하듯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개념으로, 수익 창출보다는 금융 안정성과 자산 다각화, 경제 주권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트레저리 전략과는 목적이 다릅니다.
미국은 2025년 3월 행정명령을 통해 이 개념을 공식화했는데, 주목할 점은 이것이 새로 시장에서 매입한 것이 아니라 형사·민사 절차를 통해 몰수된 비트코인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 외 다른 디지털 자산은 별도의 ‘디지털자산 비축분’으로 관리되는데, 비트코인 준비금은 향후 예산 중립적인 방식으로 추가 매입이 가능한 반면, 기타 디지털자산 비축분은 압류된 자산 이외의 추가 매입 계획이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 기관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은 약 19만 8천 BTC를 보유해 최대 보유국으로 꼽히며, 중국, 영국 역시 범죄 수사 과정에서 압류한 비트코인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시 기부와 공개 선언을 통해, 부탄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국가 주도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확보한 특이한 사례로 꼽히며,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해 정부가 직접 매입에 나선 유일한 국가입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암호화폐 준비자산 채택에 대해 거시경제 안정성과 금융 건전성, 규제 역량 측면의 위험을 여러 차례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기업과 정부의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 다각화, 유동성 확보라는 공통된 논리를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가격 변동성과 레버리지, 정책 리스크라는 현실적인 과제도 함께 존재합니다. 관련 정보를 접할 때는 특정 플랫폼이나 거래소를 홍보하려는 목적의 콘텐츠와, 객관적인 리서치나 규제 기관의 자료를 구분해서 살펴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에 대한 권유나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므로, 충분한 자료 조사(DYOR)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