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든 버터, 성분표 뒷면까지 확인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천연 버터와 가공 버터, 좋은 버터 고르는 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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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다 같은 버터가 아닙니다
버터는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한 유크림을 휘저어 굳힌 식품입니다. 원리만 보면 매우 단순하지만, 실제로 마트 진열대에 놓인 제품들을 살펴보면 같은 ‘버터’라는 이름 아래 성분 구성이 크게 다른 제품들이 섞여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는 축산물가공품 중 유가공품을 다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 기준을 알고 나면 성분표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지실 겁니다.
좋은 천연 버터의 기준
식품의 기준 및 규격 ‘버터’로 표시할 수 있는 제품은 원유, 우유 또는 유크림을 원료로 하여 유지방분을 분리하거나 발효시킨 뒤 교반, 연압하여 만든 것을 말합니다. 원재료명을 확인했을 때 다음 항목 외에는 들어가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 원유 또는 유크림
- 소금(가염 제품인 경우)
- 젖산균(발효버터인 경우)
- 목초를 먹고 자란 소의 버터임을 인증하는 Grass-fed 마크
유지방 함량 기준으로는 국내 규정상 최소 80% 이상을 충족해야 ‘버터’라는 표시가 가능합니다. 참고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기준은 이보다 다소 높은 82%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연 버터로 추천할 만한 제품에는 라꽁비에뜨 버터, 앵커 버터, 프레지덩 버터, 엘르엔비르, 이즈니 버터 등이 있습니다.
가공 버터는 왜 만들어질까요
가공 버터는 유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고(국내 규정상 최소 30% 이상), 그 나머지를 야자경화유, 팜유, 대두유 같은 식물성 유지나 유화제, 향료 등의 화학 첨가물로 채운 제품입니다. 순수한 유지방만으로는 원가가 높고 풍미가 균일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생산 단가를 낮추고 스프레드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 방식이 활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공 버터가 무조건 나쁜 식품이라기보다는 ‘천연 버터와는 다른 별개의 식품’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순수 진짜 버터를 기대하고 구매했는데 실제로는 식물성 유지가 절반 가까이 섞인 제품이었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용도(요리용/스프레드용)에 맞게 구분해서 선택하시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마가린과 가공 버터는 다릅니다
흔히 헷갈리시는 부분인데, 마가린은 식품 유형 자체가 ‘마가린’으로 별도 분류되며 유지방이 거의 또는 전혀 들어가지 않고 식물성 유지를 주원료로 만든 식품입니다. 반면 가공 버터는 유지방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된 상태에서 다른 유지를 섞은 제품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포장지 전면에 ‘버터’라는 문구가 있어도, 뒷면 식품 유형란에 ‘마가린’이라고 적혀 있다면 이는 버터가 아닌 별도 식품군입니다.
발효 버터, 무염·가염 버터, 기 버터의 차이
무염 버터와 가염 버터는 소금 첨가 여부의 차이입니다. 베이킹처럼 직접 간을 맞춰야 하는 조리에는 무염 버터를, 빵에 발라 먹는 용도에는 가염 버터를 주로 사용합니다.
발효 버터는 유크림에 유산균을 넣어 일정 시간 발효시킨 뒤 만드는 버터로, 일반 버터보다 은은한 산미와 깊은 풍미를 갖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효 공정이 추가되는 만큼 제조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 가격대가 다소 높은 편입니다.
기 버터는 버터를 가열하여 수분과 유당, 카제인 단백질을 제거하고 순수한 유지방만 남긴 형태입니다. 유당 불내증이 있거나 유단백에 예민하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로 언급되지만, 개인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으므로 소량부터 시도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목초 버터, 색이 진하면 무조건 좋은 걸까요
목초를 먹인 소에서 얻은 우유로 만든 버터는 사료를 먹인 소의 우유보다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아 색이 더 진한 노란빛을 띠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란색이 진할수록 좋은 버터’라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는데요.
다만 이 기준만으로 품질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색상은 사료 급여 방식에 따른 하나의 참고 지표일 뿐이며, 실제로 식용 색소를 첨가해 색을 인위적으로 진하게 만드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또한 국내 식품 표시 기준상 ‘목초 방목’, ‘유기농’ 같은 문구에 대해 방목 비율이나 풀 급여 비율을 별도로 사전 검증하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표현은 참고 사항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말 궁금하시다면 Grass Fed 같은 국가별 인증 기관의 공식 인증마크(AOP 등) 유무를 함께 확인하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온수 테스트 등 민간 감별법, 믿을 수 있을까요
인터넷에는 뜨거운 물에 버터를 넣어보거나, 칼로 잘랐을 때 부서지는 모양을 보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한다는 방법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준이 아닙니다. 버터의 질감이나 용해 방식은 온도, 지방산 구성, 보관 상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순수 버터인지 가공 버터인지를 이런 민간 테스트만으로 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방법은 결국 포장지 뒷면의 원재료명 표시와 식품 유형란을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버터와 포화지방, 건강 논쟁에 대해
최근 몇 년 사이 저탄고지·케토제닉 식단이 알려지면서 버터를 건강식으로 소개하는 콘텐츠가 늘었습니다. 버터에는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단쇄·중쇄지방산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포화지방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일부 연구에서 기존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가 나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화지방 섭취가 심혈관 건강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특히 이미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거나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버터 섭취량을 임의로 늘리시기보다는 담당 의료진과 상담 후 본인 상태에 맞게 조절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버터 보관, 이렇게 하시면 좋습니다
버터는 통째로 두고 계속 잘라 쓰다 보면 위생상 좋지 않고 냄새를 흡수하기도 쉽습니다. 사용할 만큼 소분해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특히 개봉 후에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드시는 것이 풍미를 온전히 즐기는 방법입니다. 만약 버터 표면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부드러운 조직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균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까워하지 마시고 폐기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며
버터를 고르실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하나입니다. 포장지 전면의 화려한 문구보다 뒷면의 원재료명과 식품 유형란을 확인하시는 것입니다. 유크림(또는 원유), 소금, 유산균 외에 다른 성분이 보이신다면 이는 가공 버터이거나 마가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용도와 예산에 맞게 천연 버터, 발효 버터, 기 버터를 구분해서 활용하시면 훨씬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